부부클리닉 상담 남편에게 자꾸 화가 나던 아내가, 7살의 자신을 만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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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이후 통제되지 않는 화와 억울함으로 부부 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던 50대 후반 여성 내담자의 사례입니다. 일상을 흔들던 감정의 뿌리가 7살 시절 어머니를 떠나보낸 상실감에 있음을 확인하고, 최초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되찾고 가족과의 일상을 회복하셨습니다.
[신상 정보 및 호소 문제]
신상 정보: 50대 후반, 여성
상담 목표: 화, 억울함, 잦은 눈물과 슬픔 해소. 마음의 평안 확보 및 남편, 가족과의 관계 개선.
호소 문제: 3년 전 갱년기 무렵부터 감정 기복이 심해짐. 남편이 잘해주는데도 시댁 제사 등 옛 기억이 떠오르면 억울함이 풀리지 않아 남편에게 화를 냄. 다른 사람들은 다 있는 어머니가 자신에게만 없다는 생각에 빠지면 온종일 슬퍼하며 눈물을 흘림. 잦은 다툼과 눈물로 집안 분위기가 늘 긴장 상태임.
[상담 경과]
내담자는 3년 전 갱년기를 기점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감정 기복을 겪으며 센터를 방문하셨습니다. 평소 남편은 내담자에게 잘 대해주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담자는 문득 과거 시댁 제사를 모시며 고생했던 일들이 떠오르면 화를 참지 못하고 남편에게 쏘아붙였습니다.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스스로도 통제되지 않는 화와 억울함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주위 사람들과 같이 일하다가도 문득 저 사람들은 다 어머니가 있을 텐데 자신만 없다는 생각에 빠지면 온종일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통제되지 않는 화와 슬픔으로 인해 부부 사이는 멀어지고, 집안은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습니다. 상담 첫날, 내담자는 현재 마음의 편안함이 10점 만점에 0점일 만큼 힘들다고 호소하셨습니다.
최면 상태에서 내담자의 인지적 특성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내담자는 시각, 청각, 촉각 등 과거의 감각을 현재처럼 매우 생생하게 느끼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7살 때 지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했던 기억이 수십 년이 지나도 어제 일처럼 뚜렷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1차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마음 한편에 쌓여있던 감정을 다루었습니다.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표현하고 털어내는 과정을 안내했습니다. 일주일 후, 내담자는 마음의 편안함이 6.5점으로 올랐다고 보고하셨습니다. 어머니 생각도 덜 나고 남편에게 화를 내는 횟수도 줄었지만, 억울함과 슬픔은 아직 절반 정도 남아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차 상담에서는 가장 깊은 원인인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날의 7살' 시점으로 찾아갔습니다. 깊은 몰입 상태에서 어른이 된 내담자는 7살의 어린 자신을 안전한 마음의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며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넌 혼자가 아니야. 왜냐하면 내가 널 지키고 보호해 줄 거니까. 내일 슬픈 일이 일어나겠지만, 그래도 넌 이겨내고 잘 자라날거야."
성인자아의 안내에 따라 7세 자아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장면에 감정이 체한채 머무르지 않고 슬픔을 다 흘려보낼때까지 그 장면을 다시 겪어가며 점차 편해져 갔습니다.
2차 상담 후 내담자는 "이제 그때 일을 털어낸 것 같다"며, 예전 일은 지나가게 하고 지금의 삶을 행복하게 살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진 3차 상담에서는 남아있는 잔여 감정을 다루었습니다. 내담자의 마음이 많이 안정된 상태였으므로, 기억 장면을 시각적으로 분리하여 털어내는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과거의 상처받은 순간에 멈춰서 혼자 울고 있는 '어린 시절의 나'가 있습니다. 내담자의 경우, 7살 때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며 느꼈던 거대한 상실감과 슬픔이 마음 깊은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감정이 갱년기라는 신체적 변화를 만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고, 가장 가까운 남편에게 억울함이 터져 나오는 형태로 드러난 것으로 보였습니다.
심리최면은 깊이 몰입한 상태에서,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7살의 어린 나를 만나러 가는 마음 여행과 비슷합니다. 그곳에서 혼자 떨고 있던 아이를 찾아가 "이제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하고 안아 줍니다. 오랫동안 홀로 남겨져 있던 어린 나를, 어른이 된 내가 따뜻하게 돌봐 주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마음 깊은 곳에 멈춰 있던 슬픔이 흘러갈 자리를 찾게 되고, 일상의 평안도 자연스럽게 돌아옵니다.
4차 상담에 내원하신 내담자는 남아있던 슬픔과 화를 모두 털어냈다고 보고하셨습니다. 마음의 편안함이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며,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이렇게 편해진 것이 너무 신기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집에서 남편에게 "최면을 받고 나니 화도, 억울한 마음도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아서 너무 신기해"라고 이야기했더니, 남편이 "잘했어. 그렇게 이겨내는 거야"라며 격려해 주었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원래 부부 사이가 나빴던 것이 아니라, 지난 3년간 내담자의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 남편이 쩔쩔매며 지내왔던 것인데, 이제 내담자의 마음이 편해지니 남편도 한결 긴장이 풀리는 듯하다고 하셨습니다. 자녀와의 대화도 편안해지면서 집안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고 하셨습니다.
불편한 것은 모두 풀어졌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마음을 한 번 더 다지고 더 깊은 평온함을 경험해 보고 싶다 하셔서, 내면의 깊은 평온과 연결되는 과정을 함께 진행하며 4회차 상담을 마쳤습니다. 한두 달 지내시며 불편한 점이 생기면 5회차로 마무리하기로 하고 정기 상담을 마무리하였습니다.
4차 상담을 마치고 눈을 뜨신 내담자는 상담사의 양손을 잡으며 감사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오랜 기간 최면상담을 진행해 오면서도 이렇게 양손을 잡고 감사를 표현해 주신 분은 처음이라, 깊은 인상으로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달도 안 되어 일상의 평안을 회복하신 것은, 내담자 내면에 원래 존재하던 회복의 힘을 스스로 용기 내어 온전히 사용하신 결과입니다.
(사례공개를 동의해 주신 분들에 한해, 익명으로 상담사례 게시판에 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