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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치료, 현실보다 게임이 편해졌다면

Published: 2026. 09. 06.
핵심 요약 / ABSTRACT
게임이 예전처럼 재미있지 않은데도 힘든 일이 있던 날마다 화면을 끄기 어렵다면, 즐거움보다 불편한 감정을 피하는 수단이 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을 지우거나 시간을 정해도 답답한 순간마다 다시 켜게 된다면 행동 직전의 감정과 몸의 반응을 함께 봐야 합니다.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에서는 힘든 감정이 올라오면 게임 속으로 피하게 만드는 무의식 자동반응을 다루어, 미뤄 둔 관계와 일상을 다시 이어 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본문

"저녁 여덟 시에 딱 한 판만 하려고 켰는데, 정신을 차려 보면 창밖이 밝습니다. 

눈이 따가워서 억지로 끄고 누우면 뒷목이 굳어 있고요. 아침에는 알람을 세 번 끄고 겨우 일어납니다.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하고요. 이러면 안 되는 걸 아는데 

퇴근하고 현관에 들어서면 신발을 벗기도 전에 손이 먼저 화면으로 갑니다."

삼십 대 중반 남성분이 첫 상담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게임중독 치료를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오셨다고 했습니다. 이 글에서 말씀드리려는 것은 게임 시간을 줄이는 요령이 아닙니다. 하루가 불편했던 날일수록 왜 화면부터 켜게 되는지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본인도 요즘은 게임이 그렇게 재미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새 판이 시작될 때 가슴이 뛰었지만, 이제는 이겨도 별 느낌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끄지 못했습니다. 재미도 없는데 계속하는 자신이 한심했고, 게임을 끄고 나면 시작하기 전보다 마음이 더 무거웠습니다.


재미가 없는데도 끄지 못하는 저녁
 
  

재미가 없는데도 끄지 못하는 저녁

스스로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즐거워서 켠 게임은 재미가 떨어지면 끄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로 켠 게임은 재미가 없어져도 쉽게 끄지 못합니다. 지난 몇 번의 저녁을 돌아봤을 때 아무 일 없던 날보다 무슨 일이 있었던 날에 게임을 더 오래 했다면, 재미 말고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분이 그랬습니다. 회의에서 자신이 낸 안이 밀린 날, 팀장에게 한마디 들은 날, 부모님과 통화하다 말이 어긋난 날에는 유독 게임을 오래 했습니다. 아무 일 없던 저녁에는 한두 판 하다가 그냥 껐습니다. 정작 힘든 일이 있었던 날일수록 화면을 놓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불편한 기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 동안 잠시 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반응을 회피 학습이라고 부릅니다. 불편한 느낌이 올라올 때 어떤 행동을 해서 그 느낌을 바로 느끼지 않게 되면, 다음에는 비슷한 불편함이 생겼을 때 그 행동이 더 빨리 나옵니다. 불편한 일이 실제로 해결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런 학습은 일어납니다.

겨울에 손이 시릴 때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과 비슷합니다. 손을 넣으면 시린 느낌이 곧 줄어듭니다. 바깥 공기가 따뜻해진 것은 아니지만 당장은 견딜 만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조금만 손이 시려도 주머니부터 찾게 되고, 나중에는 주머니 밖으로 손을 내는 것 자체가 더 어려워집니다.

이분에게는 게임 화면이 그런 주머니였습니다. 회의 뒤의 답답함이나 부모님과 통화한 뒤의 서운함이 올라올 때 게임을 켜면 그 감정을 잠시 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정 자체는 사라지지 않아 게임을 끄면 다시 올라왔고, 그래서 화면을 놓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게임기를 치워도 저녁은 돌아옵니다
 

게임기를 치워도 저녁은 돌아옵니다

이쯤 되면 스스로 여러 방법을 써 보게 됩니다.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앱을 깔고, 계정을 지우고, 게임기를 상자에 넣어 옷장 위에 올려 둡니다. 이런 조치는 게임을 바로 시작하기 어렵게 만들어 주고, 실제로 며칠은 그렇게 지나갑니다. 잠을 못 자거나 기분이 오래 가라앉아 있다면 병원에서 한 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게임에 손이 닿는 길을 줄이는 데 주로 도움이 될 뿐, 불편한 기분이 올라오는 순간 습관적으로 화면을 찾는 반응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게임기를 치운 저녁에도 손은 다른 화면을 찾습니다.

그렇다면 이 반응 자체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오늘은 켜지 말자"는 결심은 저녁마다 다시 해야 합니다. 반면 불편한 기분이 올라오자마자 화면을 찾는 반응은 이미 익숙해져 있어 생각하기 전에 먼저 나옵니다. 그래서 같은 상황이 오면 결심보다 반응이 먼저 나옵니다. 최면상담에서는 화면을 켜기 직전에 올라오는 감각과 감정을 살펴보고, 같은 반응이 처음 생긴 시절의 경험까지 함께 다룹니다.

   


방바닥에 줄 세워 놓은 자동차

방바닥에 줄 세워 놓은 자동차

최면상담은 그 감각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사례자분은 화면을 켜기 직전이면 명치께가 답답하고 숨이 얕아진다고 하셨습니다. 최면이 충분히 깊어진 뒤 그 답답함이 다시 또렷해지자, 오래전 어느 저녁이 떠올랐습니다.

떠오른 장면은 집 안이었습니다. 키가 어른 무릎께밖에 오지 않는 아이가 방바닥에 엎드려 장난감 자동차 몇 대를 줄 세워 놓고 있습니다. 한 대씩 밀면서 혼자 소리를 냅니다. 부릉, 하고 소리를 내면 자동차가 정말 달리는 것 같습니다.

거실에서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합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싸우는 건지 아이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는 아이의 가슴 한켠도 점점 답답해졌습니다. 아이는 그럴수록 자동차를 다시 밀고 소리를 더 높였습니다. 그렇게 크게 자기 소리를 내는 동안에는 거실 쪽 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 집에서 그런 저녁은 드물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아이는 자동차를 더 열심히 밀었습니다.

최면 속에서 그 저녁을 보고 있던 그분은 방 문턱에서 아이 곁으로 걸어갔습니다. 거실 소리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저 소리는 네가 무얼 잘못해서 나는 것도 아니고, 위험한 소리도 아니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잦아든다고 아이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저녁을 다시 겪었습니다. 거실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아졌다 낮아졌고, 아이도 자동차를 밀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 소리는 어른들 사이에서 나는 소리고, 내가 장난감 소리로 덮지 않아도 곧 잦아들 거예요’라고 받아들였습니다. 명치는 전처럼 조이지 않았고, 거실 소리를 덮으려고 자동차 소리를 더 높일 필요도 없었습니다.

아이에게 남았던 것은 장난감 자체가 아니라, 불편한 소리를 놀이로 덮으면 잠시 멀어진다는 방식이었습니다. 상담에서는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면 화면이나 다른 자극에 몰두해 잠시 덮으려 했던 관련 경험들도 최면 중 이어서 다뤘습니다. 불편함이 생겨도 곧바로 덮지 않고 어떤 감정인지 알아차리거나 필요한 말을 해도 된다는 이해를 함께 넓혔습니다. 회의 뒤 답답함을 게임 화면으로 덮던 저녁에도 같은 방식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회의에서 안이 밀린 날의 저녁
 

회의에서 안이 밀린 날의 저녁

요즘도 그분은 게임을 합니다. 주말 낮에는 한 판씩 하고 끈다고 합니다. 달라진 것은 힘든 일이 있었던 날의 저녁입니다.

상담 뒤 자신의 안이 또 밀린 날, 이분은 현관에서 화면을 켜는 대신 미뤄 두었던 형과의 통화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생일 문자는 보냈지만 통화는 계속 미루던 참이었고, 이야기가 길어져 저녁을 늦게 차렸습니다.

요즘은 알람이 한 번 울리면 일어나게 됐습니다.

게임을 오래 하는 시간만이 문제의 전부는 아닙니다. 화면을 켰을 때 어떤 불편함이 잠시 잦아드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저녁에도 무슨 일이 있었던 날일수록 화면부터 켜셨다면, 그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불편한 기분이 올라왔을 때 그 기분을 곧바로 멀어지게 하는 방식이 오래전부터 익숙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게임 시간을 줄이는 계획을 다시 세우기 전에 먼저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 불편해질 때 화면을 켜게 되는지, 그리고 그 반응이 언제부터 익숙해졌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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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BASIS

이 글의 심리최면 기법과 연구 근거

이 글에서 다룬 최면상담 기법은 정서다리 최면 리그레션입니다. 깊은 최면 상태에서 지금 겪고 있는 증상에 얽혀 있는 감정을 따라가면, 그 감정이 처음 새겨진 무의식의 뿌리에 닿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하면 증상을 일으키던 무의식의 자동반응이 바뀝니다.

박준화(2018) 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에서 운동선수 25명에게 이 기법을 적용한 결과, 21명(84%)에게서 수행붕괴 증상의 개선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같은 해 한국스포츠학회지에도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기법의 임상 과정을 다중사례로 분석한 연구가 미국임상최면학회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Hypnosis에 게재되었습니다(Park, 2026, DOI: 10.1080/00029157.2026.2704104).

본 센터는 다양한 증상에 같은 원인치료 기법을 적용해 무의식 자동반응의 변화를 돕고 있습니다. 위 연구는 운동선수의 수행붕괴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그 밖의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가 논문으로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관련 보도에듀동아 「박준화 박사, 프로야구·프로바둑 선수 대상 심리최면 멘탈코칭」 (2026.07.23)

“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변화의 첫걸음을 떼신 겁니다.

자꾸 돌아오는 증상은, 미처 흘려보내지 못하고 체한 감정이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 감정에 가만히 귀 기울여 처음 생긴 자리를 풀어주고 나면, 증상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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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화 박사 프로필 사진

박준화 Park Junhwa, Ph.D.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소장 · 심리학 박사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 박사 (상담심리)
  • 연세대학교 심리학 석사 (임상심리)
  • 임상심리사 (국가공인 자격)SSCI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 NGH 인증 최면 전문가 (Certified Hypnotist)
  • 한국심리최면협회(KPCHA) 협회장
  • 미국심리학회(APA) Division 30 정회원
  • 최면유도 기술 특허 보유
  • 『어처구니 있는 멘탈관리』 저자
  • 현역 프로야구 선수·프로바둑기사 전담 멘탈코치

ORCID 0009-0007-8803-0958 · Google Scholar ts5vjRAAAA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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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QUENTLY ASKED QUESTIONS

자주 묻는 질문

Q게임중독 치료를 받으면 게임을 완전히 끊어야 하나요?

끊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닙니다. 즐거워서 하는 게임과 불편한 기분을 잠시 밀어내려고 하는 게임은 같은 게임이라도 켜는 이유가 다릅니다. 게임중독 치료에서 다루는 것은 후자의 경우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저녁마다 화면부터 켜게 되는 반응이 달라지면, 게임은 여러 취미 가운데 하나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하루 몇 시간으로 정해 두는 것보다 어떤 순간에 게임을 켜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아이의 게임중독도 어른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나요?

기본 흐름은 비슷합니다. 아이도 학교나 집에서 불편한 일이 있을 때 게임을 켜면 그 느낌이 곧 멀어지는 경험을 하고, 이런 경험이 쌓이면 다음번에는 더 빨리 화면을 찾습니다. 그래서 게임기를 빼앗아 두는 것만으로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아이의 게임중독은 게임 시간을 줄이는 문제와 함께, 그 아이가 무엇이 불편할 때 화면을 켜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Q게임중독 치료에서 최면상담은 무엇을 다루나요?

게임을 켜기 직전의 몸 상태부터 확인합니다. 그 순간 가슴이 답답한지, 숨이 얕아지는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지를 살펴봅니다. 그 느낌이 언제부터 익숙해졌는지 최면상담에서 함께 살펴보다 보면, 지금과는 전혀 달라 보이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게임중독 치료에서 최면상담이 다루는 것은 게임 자체보다, 그 순간 몸이 먼저 움직이게 만든 오래된 반응과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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