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ADHD, 산만하지 않아서 늦게 발견되는 어른들 |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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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ADHD, 산만하지 않아서 늦게 발견되는 어른들

Published: 2026. 09. 18.
핵심 요약 / ABSTRACT
조용한 ADHD는 과잉행동이 눈에 띄지 않아 집중의 어려움을 성격 탓으로 여기다가 성인이 된 뒤 발견되기도 합니다. 정확한 평가는 병원에서 받아야 합니다. 치료를 받으면서도 작은 발소리나 기척에 몸이 굳고 읽던 내용을 놓친다면, 부주의에 더해 주변을 경계하는 긴장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에서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미리 알아채려 주변 기척부터 살피게 만드는 무의식 자동반응을 다루어, 작은 소리에도 하던 일을 놓치지 않고 집중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본문

"마흔둘에 처음 알았어요. 학교 다닐 때 떠든다고 혼난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지금도 사무실에서 저만큼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 없고요.

그런데 서류 한 장을 붙들고 있으면 같은 줄을 네 번, 다섯 번 읽어요.

그러다 누가 등 뒤로 지나가면 목덜미가 확 굳고, 어디까지 읽었는지가 또 사라집니다."

보험사에서 청구 서류를 심사하는 마흔두 살 남성분의 이야기입니다. 휴대전화로 조용한 ADHD에 관한 영상을 보다가 댓글 하나하나가 자기 이야기 같아서 소파에서 한참 일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도 ADHD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그분은 어릴 때 늘 "얌전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성적은 중간쯤이었고 선생님이 집에 따로 연락할 일도 없었습니다. 숙제를 빠뜨리거나 준비물을 두고 오는 날은 많았지만, 다들 덤벙대는 성격이라고만 여겼습니다. 회사에 들어가서는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나와, 사무실이 비어 있을 때 서류를 읽는 식으로 버텨 왔습니다.

 떠들지 않는 아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떠들지 않는 아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ADHD라고 하면 흔히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과잉행동은 크게 드러나지 않고 부주의가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딴생각을 하면 겉으로는 수업을 듣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숙제나 준비물을 자주 잊어도 덤벙대는 성격으로 여겨지다가, 스스로 챙길 일이 많아진 성인이 되어서야 어려움이 뚜렷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영상이나 글만으로 조용한 ADHD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멍해지거나 자꾸 일을 놓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평가가 먼저입니다. 평가와 치료를 받은 뒤에도 주변 소리에 몸이 먼저 긴장한다면, 집중을 더 어렵게 만드는 반응이 남아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분도 영상을 본 그 주에 병원을 예약했습니다. 진료에서는 부주의가 뚜렷하고 긴장과 불안도 꽤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의사와 상의해 약을 먹기 시작한 뒤로는 오전에 서류를 읽는 시간이 전보다 길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등 뒤에서 발소리가 나거나 건너편 책상에서 전화벨이 울리면, 여전히 읽던 내용보다 그 소리에 먼저 신경이 쏠렸습니다.

 장부를 보면서도 출입문에 쏠리는 귀


장부를 보면서도 출입문에 쏠리는 귀

과각성은 위험에 대비하느라 필요 이상으로 예민해지고 긴장한 상태를 말합니다. 주변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계속 살피다 보면 눈앞의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ADHD의 부주의를 모두 긴장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긴장이 겹치면 집중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혼자 작은 가게를 지키며 계산대에서 장부를 맞추는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고개는 장부를 향해 있어도 귀는 출입문에 달린 종에 가 있습니다. 언제 손님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종이 울리지 않아도 문 쪽을 신경 쓰다 보면, 더하던 숫자를 놓쳐 다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조용히 앉아 있지만 장부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설명을 들은 그분은 잠시 말이 없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제가 딴생각을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떠올려 보면 딴생각보다 소리를 먼저 듣고 있었네요."

 다짐보다 귀가 먼저 움직일 때


다짐보다 귀가 먼저 움직일 때

그분에게는 집중이 끊기기 전에 목덜미부터 굳는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런 긴장은 소리에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해도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다짐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약을 먹은 뒤 서류를 읽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발소리에 몸이 굳는 반응은 남아 있었습니다.

최면상담에서는 몸이 긴장하는 순간의 감각과 감정에 집중하며, 그 반응이 언제부터 이어졌고 어떤 경험과 관련되는지 살펴봅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떠오르면, 어른이 된 자신이 어린 자신에게 당시에는 알기 어려웠던 점을 알려 줍니다. 그 이해를 가지고 같은 일을 다시 겪어 보는 것입니다.

 자석 낚싯대를 쥔 아이


자석 낚싯대를 쥔 아이

상담실에서 그분이 먼저 짚은 곳은 목덜미였습니다. 깊은 최면 상태에서 등 뒤로 누가 지나갈 때 목덜미가 굳는 느낌에 집중했습니다. 그러자 거실 바닥에 앉아 있는 아주 어린 자신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기저귀를 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으로 보였습니다. 현관이 보이는 거실 바닥에서 아이가 자석 낚시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막대 끝의 자석을 플라스틱 물고기 입에 대려고 입술을 앙다뭅니다. 그때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아이의 목이 뻣뻣해지고 낚싯대를 쥔 손이 움츠러듭니다.

발소리가 가벼운 날이면 아버지는 문을 열자마자 아이 이름을 불렀습니다. 무거운 날에는 말없이 신발을 벗고 바닥에 흩어진 장난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오늘은 어떤 얼굴로 들어올지 문이 열리기 전에는 알 수 없었습니다. 아이는 물고기를 하나 건질 때마다 현관을 보았고, 문이 열리면 아버지 얼굴부터 살폈습니다.

그날 아버지는 말없이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좀 치워라” 했습니다. 아이는 낚싯대를 내려놓고 그림책을 펼쳤다가 금세 크레파스 통을 열었습니다. 장면을 이야기하던 그분이 잠시 멈추고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저한테 손을 댄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이게 왜 떠오르죠?”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어떤 기분으로 들어올지 알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긴장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른이 된 그분은 현관을 살피는 어린 자신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아빠 기분은 네가 만든 게 아니야. 문이 열리기 전에 미리 알아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아버지의 기분을 아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 이해를 가지고 같은 저녁을 다시 겪었습니다. 계단에서 발소리가 올라왔고, 아버지는 말없이 들어와 “좀 치워라” 했습니다. 아이도 그날처럼 고개를 들어 아버지를 보고 낚싯대를 내려놓았습니다. 이번에는 발소리가 들려도 목을 굳히거나 아버지의 기분을 서둘러 알아내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놀이 중에도 현관을 확인했고, 지금은 서류를 읽다가 발소리에 목덜미가 굳었습니다. 이 장면이 ADHD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원래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변을 경계하는 긴장이 더해졌을 수 있습니다. 최면 중에는 가까운 사람의 발소리나 기색이 달라지면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사람의 기분부터 미리 알아내려 했던 다른 관련 경험들도 이어서 다뤘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은 자신이 미리 살피거나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니며, 실제로 필요한 말이 들릴 때 반응하고 그 전에는 눈앞의 일을 계속해도 된다는 이해를 함께 다뤘습니다.

 등 뒤로 발소리가 지나간 오후


등 뒤로 발소리가 지나간 오후

요즘은 청구 서류를 읽다가 같은 줄로 되돌아가는 일이 드물어졌다고 합니다. 며칠 전 오후에도 부장이 등 뒤를 지나 사무실을 가로질렀지만 목덜미가 굳지 않았습니다. 발소리를 들으면서도 읽던 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서류를 다 읽은 뒤 옆 책상의 후배가 막힌 청구 건을 물어 왔을 때도, 방금 읽은 서류를 다시 들추지 않고 설명해 주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한 시간 일찍 출근해야 겨우 읽을 수 있던 서류를 이제는 남들과 같은 시간에 나와서도 읽는다고 합니다. 약은 지금도 의사와 상의하며 먹고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얌전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같은 줄을 몇 번씩 읽고 있다면, 그 어려움을 성격 탓으로만 돌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조용한 ADHD인지 알아보려면 병원 평가가 먼저입니다. 치료를 받으면서도 작은 기척에 몸이 굳는다면, 어떤 순간에 무엇을 경계하는지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몸에 밴 긴장이 가라앉으면 눈앞의 일을 이어 가기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

→ 성인 ADHD·집중력, 집중하려는데 왜 자꾸 흐름이 끊길까? 원인·대처·치료와 최면상담 총정리

RESEARCH BASIS

이 글의 심리최면 기법과 연구 근거

이 글에서 다룬 최면상담 기법은 정서다리 최면 리그레션입니다. 깊은 최면 상태에서 지금 겪고 있는 증상에 얽혀 있는 감정을 따라가면, 그 감정이 처음 새겨진 무의식의 뿌리에 닿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하면 증상을 일으키던 무의식의 자동반응이 바뀝니다.

박준화(2018) 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에서 운동선수 25명에게 이 기법을 적용한 결과, 21명(84%)에게서 수행붕괴 증상의 개선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같은 해 한국스포츠학회지에도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기법의 임상 과정을 다중사례로 분석한 연구가 미국임상최면학회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Hypnosis에 게재되었습니다(Park, 2026, DOI: 10.1080/00029157.2026.2704104).

본 센터는 다양한 증상에 같은 원인치료 기법을 적용해 무의식 자동반응의 변화를 돕고 있습니다. 위 연구는 운동선수의 수행붕괴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그 밖의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가 논문으로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관련 보도에듀동아 「박준화 박사, 프로야구·프로바둑 선수 대상 심리최면 멘탈코칭」 (2026.07.23)

“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변화의 첫걸음을 떼신 겁니다.

자꾸 돌아오는 증상은, 미처 흘려보내지 못하고 체한 감정이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 감정에 가만히 귀 기울여 처음 생긴 자리를 풀어주고 나면, 증상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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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화 박사 프로필 사진

박준화 Park Junhwa, Ph.D.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소장 · 심리학 박사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 박사 (상담심리)
  • 연세대학교 심리학 석사 (임상심리)
  • 임상심리사 (국가공인 자격)SSCI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 NGH 인증 최면 전문가 (Certified Hypnotist)
  • 한국심리최면협회(KPCHA) 협회장
  • 미국심리학회(APA) Division 30 정회원
  • 최면유도 기술 특허 보유
  • 『어처구니 있는 멘탈관리』 저자
  • 현역 프로야구 선수·프로바둑기사 전담 멘탈코치

ORCID 0009-0007-8803-0958 · Google Scholar ts5vjRAAAA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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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QUENTLY ASKED QUESTIONS

자주 묻는 질문

Q조용한 ADHD인지 스스로 알 수 있나요?

스스로 짐작할 수는 있어도 확인하려면 정신건강의학과 평가가 필요합니다. 멍해지거나 자주 놓치는 모습은 수면 부족, 우울, 불안, 복용 중인 약이나 몸의 질환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성인 ADHD 평가에서는 현재의 어려움뿐 아니라 어린 시절의 모습과 집·직장 등 여러 상황에서 겪는 문제도 함께 살핍니다. 영상이나 체크리스트에서 자기 모습을 발견했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려운지 적어 진료 때 가져가시면 도움이 됩니다.

Q성인 조용한 ADHD는 게으르거나 성의가 없어서 생기나요?

게으르거나 성의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ADHD의 부주의는 주의를 유지하고 일을 이어 가는 기능의 어려움과 관련됩니다. 여기에 “왜 나는 이것도 못 하나”라는 자책이 쌓이면 일을 앞두고 더 긴장할 수 있습니다. 오래 자신을 탓해 왔다면, 평가와 함께 그 자책과 긴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Q조용한 ADHD로 약을 먹고 있어도 최면상담을 받을 수 있나요?

병원 치료를 이어 가면서 함께 받으실 수 있습니다. 최면상담은 ADHD의 진단이나 약물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약을 줄이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상담에서는 작은 소리에도 몸이 굳고 집중이 끊기는 것처럼, 부주의에 더해지는 긴장과 불안을 다룹니다. 그 순간의 감각과 감정에서 시작해 관련된 오래된 경험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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