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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막힘 치료, 첫마디가 목에 걸리는 순간

Published: 2026. 09. 20.
핵심 요약 / ABSTRACT
혼자 있을 때는 잘 나오는 이름이나 인사가 누군가 답을 기다리는 순간 첫마디부터 목에 걸릴 수 있습니다. 말을 몰라서가 아니라, 빨리 대답해야 한다는 급함에 목과 입술이 먼저 굳으면서 생기는 막힘일 수 있습니다. 언어치료에서 호흡과 말의 속도를 연습해도 실제 상황에서 몸이 먼저 조인다면, 그 반응이 시작되는 순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에서는 기다리는 사람 앞에서 서두르게 만드는 무의식 자동반응과 감정을 다루어, 아는 말을 자기 속도로 꺼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본문

"서른 해 넘게 불린 제 이름인데, 사람 앞에서는 첫 글자가 안 나와요. 병원 접수대에서 성함을 물으면 입술이 붙은 채로 숨이 멎어요. 그러면 아무 말 없이 신분증부터 꺼내 내밀어요."

이 말을 털어놓은 분은 동네 빵집 주방에서 일하는 서른네 살 제빵사입니다. 지난주에도 손목이 아파 정형외과에 갔다가 똑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이름을 묻는 말이 들리자 목 안쪽이 딱 닫히고 턱과 입술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뒤에 선 사람들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귀까지 달아올랐고, 손은 벌써 뒷주머니의 지갑을 찾고 있었습니다. 서른 해 넘게 불러 온 자기 이름이 사람 앞에서만 목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분은 말을 못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방에서 후배에게 반죽 순서를 알려 줄 때나 퇴근길 차 안에서 혼잣말을 할 때는 막힘없이 이야기합니다. 같은 소리를 되풀이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첫소리가 나오지 않다가도 그 소리만 넘기면 뒷말은 이어졌습니다.

피하는 말과 상황도 하나둘 늘었습니다. 그분에게는 'ㅂ'처럼 입술을 붙였다 떼며 내는 소리가 특히 어려웠습니다. 손님이 진열대의 빵을 가리키며 무슨 빵이냐고 물으면 계산대 직원을 불렀고, 식당에서는 메뉴판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이거요'라고 했습니다. 말막힘 치료를 검색하면 천천히 말하라는 조언이 많았지만, 사람 앞에서는 그 방법을 떠올리기도 전에 입술부터 붙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이 막힘과 함께 떠오른 것은 병원이나 빵집이 아니었습니다. 오래전 여름 저녁, 거실 바닥에 놓인 아이스크림 쟁반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이해하려면 먼저 사람 앞에서 첫마디를 꺼낼 때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나오는 이름


혼자 있을 때는 나오는 이름

상담에 오기 전, 그분은 차 안에서 자기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해 보았다고 합니다. 열 번을 말해도 한 번도 막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약국에서 약사가 '성함이요?' 하고 쳐다보자 입술이 다시 붙었습니다.

혼자서는 나오는 말이 누군가 답을 기다리는 순간에만 막힌다면, 말하는 능력뿐 아니라 말을 시작할 때 몸에 들어가는 힘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른 해 넘게 써 온 이름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말을 꺼내는 순간 몸이 굳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름이 벌써 다 나와 있어요. 입만 그걸 못 따라가요. 누가 저를 쳐다보면서 기다리는 게 느껴지면 더 그래요."

 박자보다 먼저 나가는 발


박자보다 먼저 나가는 발

이름처럼 아주 익숙한 말은 발음 순서를 하나씩 떠올리지 않아도 나옵니다. 숨을 내쉬고 목소리를 만들며 입술과 혀를 움직이는 여러 과정이 짧은 순간에 맞물립니다.

운동장에서 긴 줄넘기를 해 본 분이라면 떠올리기 쉽습니다. 돌아가는 줄에 뛰어들 때 몸을 박자에 맡기면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늦는다는 생각에 서두르면 발이 박자보다 먼저 나가 줄에 걸립니다. 일단 들어가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잘 뛰는데도 말입니다.

이 사례의 첫마디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상대가 답을 기다린다고 느끼면 빨리 말해야 한다는 마음에 목과 입술부터 힘이 들어갔습니다. 숨과 목소리가 함께 나올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몸이 한발 앞서 조인 것입니다. 첫소리에서는 흐름이 멈췄지만, 그 소리만 넘기면 뒷말은 다시 이어졌습니다.

 치료실에서는 되던 첫소리


치료실에서는 되던 첫소리

그분은 언어치료실에도 몇 달 다녔습니다. 숨을 고르고 첫소리를 천천히 내는 연습을 하며, 치료실에서는 막히던 이름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말의 속도를 조절하는 연습은 말막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병원 접수대에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직원이 쳐다보고 뒤에 사람이 서 있으면 연습한 방법을 떠올리기도 전에 목이 먼저 닫혔습니다. '치료실에선 되는데 밖에만 나가면 안 돼요. 제가 연습이 부족한 걸까요?'

연습이 부족해서만 생긴 일은 아니었습니다. 접수대 앞에서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그분이 일부러 선택한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기다린다고 느끼는 순간, 말하려는 생각보다 몸의 긴장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말하자는 다짐은 늘 그 반응보다 늦었습니다.

최면상담에서는 몸의 반응을 억지로 누르기보다, 잠깐 망설이는 사이 남들보다 늦을 것 같은 급함이 어떤 경험과 이어져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살피며, 누군가 기다리는 순간 몸이 먼저 조이는 반응도 함께 다뤘습니다.

 거실 바닥의 아이스크림 쟁반


거실 바닥의 아이스크림 쟁반

최면 상태가 깊어진 뒤, 접수대 앞에 섰을 때처럼 입술이 붙고 목이 조이는 느낌에 집중하자, 한참 뒤 작은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아이스크림이요. 쟁반에 아이스크림이 담겨 있어요.'

선풍기가 돌아가는 여름 저녁의 거실입니다. 어머니가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 몇 개를 꺼내 쟁반에 담아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하나씩 골라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형과 누나의 손이 쟁반 위로 들어옵니다.

아이는 아직 아이스크림 껍질을 혼자 뜯지 못해 누나에게 내밀던 무렵입니다. 초콜릿을 입힌 막대 아이스크림과 분홍색 딸기 맛을 두고 망설이는 사이, 초콜릿은 형 손에, 딸기 맛은 누나 손에 들려 있습니다. 쟁반에는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팥 아이스크림 하나만 남았습니다.

아이는 숨을 훅 들이켜고 턱에 힘을 준 채 남은 하나를 집어 듭니다. 이런 저녁이 되풀이되면서, 아이는 무엇을 먹고 싶은지 생각하기도 전에 숨부터 멈추고 서두르게 됐습니다.

그분은 최면 속에서 팥 아이스크림을 쥔 아이와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초콜릿을 먹지 못해 속상한 마음을 먼저 알아주었습니다. 둘 다 먹고 싶어서 고르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며, 천천히 골랐다고 잘못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형과 누나가 먼저 골라 좋아하던 맛이 남지 않은 것은 속상한 일이지만, 늦게 골랐다고 아이가 말할 차례나 자기 몫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나도 고르고 있어’라고 말하거나 엄마에게 차례를 정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고, 대답이 조금 늦어도 잘못이 아니니 숨을 멈추고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른이 된 자신에게 천천히 골라도 잘못이 아니며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아이는, 그 사실을 마음에 둔 채 그 저녁을 다시 겪어 보았습니다. 아이는 이번에도 두 아이스크림 사이에서 망설였고 형과 누나의 손도 빨랐습니다. 원하는 맛을 고르지 못해 속상했지만, ‘조금 늦었다고 내 말할 차례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아직 고르는 중이라고 말하면 돼요’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이번에는 숨을 멈추거나 턱에 힘을 주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남았던 것은 늦으면 원하는 것뿐 아니라 말할 차례까지 놓친다는 급함이었습니다. 접수대에서도 상대를 기다리게 하면 안 된다는 마음에 첫소리가 준비되기 전 목과 입술부터 조였습니다. 최면에서는 대답이 조금 늦으면 자기 차례가 사라질 것처럼 느껴, 원하는 말을 꺼내기 전에 서두르거나 다른 표현으로 피했던 관련 경험들도 이어서 살폈습니다. 남보다 늦게 시작해도 말할 몫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첫소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는 말을 그대로 꺼낼 수 있다는 이해를 다뤘습니다.

 신분증 대신 먼저 나온 이름


신분증 대신 먼저 나온 이름

손목 치료를 받으러 같은 정형외과에 다시 간 날이었습니다. 접수 직원이 이름을 물었고, 뒤에는 그날처럼 두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그분은 신분증부터 내밀지 않고 이름을 먼저 말했습니다. 첫 글자에서 목이 닫히지 않았고, 이름 세 글자가 한 호흡에 이어져 나왔습니다. 신분증은 직원이 달라고 한 뒤에야 꺼냈다고 합니다.

빵집에서도 달라진 장면이 있었습니다. 손님이 진열대의 식빵을 가리키며 무엇이 들어간 빵이냐고 묻자, 예전 같으면 계산대 직원을 불렀을 그분이 직접 대답했습니다. '밤이요. 오늘 새벽에 구운 밤식빵이에요.' 가장 피하던 'ㅂ' 소리로 시작하는 말이었습니다.

요즘은 이름을 묻는 말이 들려도 지갑보다 입이 먼저 움직인다고 합니다.

오늘도 하려던 말 대신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다른 말로 둘러대셨나요? 누군가 답을 기다릴 때마다 첫마디가 목에 걸린다면, 그 순간 입과 목에 어떤 힘이 먼저 들어가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술술 나오는 말이 사람 앞에서만 막힌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분의 상담에서는 말하기 연습과 함께, 생각보다 먼저 몸을 조이던 급함과 그 반응에 얽힌 경험을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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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BASIS

이 글의 심리최면 기법과 연구 근거

이 글에서 다룬 최면상담 기법은 정서다리 최면 리그레션입니다. 깊은 최면 상태에서 지금 겪고 있는 증상에 얽혀 있는 감정을 따라가면, 그 감정이 처음 새겨진 무의식의 뿌리에 닿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하면 증상을 일으키던 무의식의 자동반응이 바뀝니다.

박준화(2018) 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에서 운동선수 25명에게 이 기법을 적용한 결과, 21명(84%)에게서 수행붕괴 증상의 개선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같은 해 한국스포츠학회지에도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기법의 임상 과정을 다중사례로 분석한 연구가 미국임상최면학회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Hypnosis에 게재되었습니다(Park, 2026, DOI: 10.1080/00029157.2026.2704104).

본 센터는 다양한 증상에 같은 원인치료 기법을 적용해 무의식 자동반응의 변화를 돕고 있습니다. 위 연구는 운동선수의 수행붕괴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그 밖의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가 논문으로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관련 보도에듀동아 「박준화 박사, 프로야구·프로바둑 선수 대상 심리최면 멘탈코칭」 (2026.07.23)

“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변화의 첫걸음을 떼신 겁니다.

자꾸 돌아오는 증상은, 미처 흘려보내지 못하고 체한 감정이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 감정에 가만히 귀 기울여 처음 생긴 자리를 풀어주고 나면, 증상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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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화 박사 프로필 사진

박준화 Park Junhwa, Ph.D.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소장 · 심리학 박사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 박사 (상담심리)
  • 연세대학교 심리학 석사 (임상심리)
  • 임상심리사 (국가공인 자격)SSCI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 NGH 인증 최면 전문가 (Certified Hypnotist)
  • 한국심리최면협회(KPCHA) 협회장
  • 미국심리학회(APA) Division 30 정회원
  • 최면유도 기술 특허 보유
  • 『어처구니 있는 멘탈관리』 저자
  • 현역 프로야구 선수·프로바둑기사 전담 멘탈코치

ORCID 0009-0007-8803-0958 · Google Scholar ts5vjRAAAA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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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QUENTLY ASKED QUESTIONS

자주 묻는 질문

Q말막힘은 말더듬과 다른 건가요?

말막힘은 말더듬에서 나타나는 모습 가운데 하나로 설명됩니다. 말더듬에는 같은 소리를 되풀이하는 반복, 소리를 길게 끄는 연장과 함께, 소리가 나오지 않고 멈추는 막힘이 있습니다. 막힐 것 같은 말을 다른 말로 바꾸거나 말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된 뒤 갑자기 말이 막히기 시작했거나 머리를 다친 뒤에 생겼다면 병원에서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말막힘 치료로 언어치료를 받고 있어도 최면상담을 함께 받을 수 있나요?

언어치료를 받고 계셔도 심리상담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언어치료에서는 호흡을 조절하고 말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 등을 연습할 수 있으며, 최면상담이 이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치료실에서는 되던 방법이 누군가 답을 기다리는 순간에만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때 몸에 먼저 들어가는 긴장과 그 반응에 얽힌 경험을 최면상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Q말막힘이 어린 시절 경험과 이어질 수 있나요?

말막힘을 포함한 말더듬은 여러 요인이 함께 얽힌 유창성 장애로, 어린 시절의 특정 경험 하나가 원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유전적·신경생리적 요인이 발생에 관여하며, 환경과 말하기 부담은 증상이나 그에 따른 긴장과 회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상담한 것은 말더듬의 원인 자체가 아니라, 망설이면 놓친다는 급함과 누군가 기다릴 때 몸이 먼저 조이는 반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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