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 한 지붕 아래 살지만 마음은 멀어진 두 사람 |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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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 한 지붕 아래 살지만 마음은 멀어진 두 사람
Published: 2026. 09. 23.

핵심 요약 / ABSTRACT
한집에 살면서 하루에 나누는 말이 아이 학원 시간과 관리비뿐이라면,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까요? 다툼 없이 멀어졌다면 상대가 미워서라기보다 가까워지는 순간 몸이 먼저 굳고 물러서는 반응이 관계를 가로막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대화 시간을 늘리자는 약속만으로 잘 달라지지 않기도 합니다.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에서는 지금 두 사람 사이의 서운함과 가까워질 때 거리를 두게 만드는 무의식 자동반응을 함께 살펴, 곁에 머물러 말을 건네는 일상을 되찾도록 돕습니다.

본문

“저녁 먹고 남편이 ‘오늘 어땠어?’ 하고 물으면 목부터 조여 와요. 싸우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거라는 거 알아요. 그런데 ‘그냥 그랬어’ 하고 나면 저는 벌써 싱크대 앞에 서 있어요. 물을 세게 틀어 놓고 나서야 숨이 좀 쉬어지고요. 그러고 나면 이 집에서 제일 외로운 사람이 저예요.”

물류 회사 회계팀에서 일하는 마흔한 살 여성분이 남편과 함께 부부상담을 받으러 와서 한 말입니다. 결혼한 지 열세 해 된 두 사람은 크게 다툰 적이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큰 싸움 없이도 부부 사이가 멀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이 두 사람의 대화를 끊어 놓았고, 상담에서는 그 거리를 어떻게 좁혀 갔는지 이 부부의 이야기로 살펴보겠습니다.

부부상담을 알아보던 밤, 그분은 남편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처음으로 찬찬히 위로 넘겨 보았다고 합니다. 석 달 전까지 올라가도 아들 학원 차 시간, 관리비 이체, 퇴근길에 사 올 우유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웃는 이모티콘 하나 없는 대화창을 들여다보다가, 화면이 저절로 꺼질 때까지 한참을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잠자리에서도 비슷했습니다. 남편이 어깨에 손을 얹으면 등줄기가 뻣뻣하게 굳고 숨이 얕아졌습니다. 그분이 “나 내일 일찍 나가야 해” 하고 이불을 끌어 올리면 남편은 조용히 손을 거두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남편도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고, 저녁 식탁에서는 휴대전화 화면만 내려다보았다고 합니다.

첫 상담에서 남편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뭘 잘못했는지라도 알면 고치겠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그 말을 듣는 동안 그분은 손에 쥔 가방끈만 만지작거렸습니다. 남편이 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남편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싶은 날이 많았다고 합니다.

남편이 싫은 것도 아닌데 왜 다가오는 남편 앞에서 번번이 한 걸음씩 물러섰을까요? 이 물음을 따라가자 부부 사이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이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텔레비전을 보던 어느 저녁의 거실이었습니다.

 밉지 않은데 자꾸 물러서게 된다면


밉지 않은데 자꾸 물러서게 된다면

부부 사이가 멀어졌을 때 먼저 구분해 볼 것이 있습니다. 상대가 미워서 거리를 두는지, 가까이 오는 순간이 불편해 물러서는지입니다. 미워서라면 떨어져 지낼 때 오히려 마음이 가벼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혼자 있을 때는 외롭고 상대가 그리운데 막상 다가오면 몸부터 굳는다면, 마음이 식어서라기보다 친밀해지는 순간에 몸이 긴장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분은 뒤의 경우였습니다. 남편이 사흘 출장 가 있는 동안에는 저녁마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돌아와 현관에서 “보고 싶었어” 하자, 반갑다는 말 대신 “밥은?”이 먼저 튀어나왔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남편의 가방을 받아 들고 곧장 세탁실로 향했습니다.

두 사람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부부 대화법 책을 함께 읽었고, 금요일 밤마다 아파트 산책로를 걷기로 약속했습니다.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늘리는 일은 부부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산책하기로 한 날이면 그분은 오후부터 뒷목이 뻣뻣해졌고, 세 번째 금요일부터는 야근을 핑계로 약속을 미뤘습니다.

 손끝이 닿으면 먼저 접히는 잎


손끝이 닿으면 먼저 접히는 잎

심리학의 애착 이론에서는 가까운 사람과 친밀해질 때 거리를 두는 이런 모습을 회피적인 애착 반응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어릴 때 다가갔다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험이 되풀이되면, 가까워지는 순간 불편함을 먼저 느끼고 물러서는 방식이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가까움을 바라지 않아서가 아니라 목이 조이고 몸이 굳는 느낌을 피하려는 반응입니다.

손끝만 닿아도 잎을 곧바로 오므리는 미모사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쓰다듬으려는 손이든 꺾으려는 손이든 잎은 똑같이 접힙니다. 손길의 뜻을 가리기 전에 닿는 것 자체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몸도 남편의 물음이 다정한지 따지기 전에 다가오는 기척부터 알아채고 움츠러들었습니다.

“머리로는 알아요. 남편이 저를 괴롭히려고 묻는 게 아니라는 거요. 그런데 몸이 먼저 도망가요.”

물러서고 나면 목을 조이던 느낌은 금세 풀렸습니다. 몸은 그 짧은 안도를 기억해 다음번에는 더 빨리 물러섰습니다. 한 사람이 물러설 때마다 다른 사람도 말을 조금씩 줄였습니다. 남편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게 된 것도 여러 번 머쓱하게 손을 거둔 뒤였습니다.

그분은 남편이 다시 말을 걸면 꼭 웃으며 대답하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말을 거는 순간 목이 조여 오는 반응은 다짐보다 빨랐습니다. 다짐은 생각에서 나오지만 몸의 긴장은 그보다 먼저 시작되기 때문에, 마음먹는 것만으로는 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최면상담에서는 가까워지는 순간 저절로 나타나는 몸의 반응을 단서로 삼아, 그 반응과 이어진 오래된 경험과 당시의 감정을 살펴봅니다. 첫 상담에서 두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 그분은 혼자 최면상담을 받아 보기로 했습니다.

 답답해 내려가가 들리던 거실


“답답해, 내려가”가 들리던 거실

깊은 최면 속에서 그분은 남편의 손이 어깨에 닿던 밤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등줄기가 굳어 오는 느낌에 머물자 침실은 흐려지고, 어릴 때 살던 아파트 거실이 눈앞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분은 남편 이야기를 하러 왔는데 거실 소파에 엄마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최면 속에서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엄마는 소파 한가운데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습니다. 두 손으로 방석을 짚고 한쪽 다리부터 걸쳐야 소파에 오를 수 있는 여자아이가, 엄마 무릎으로 기어올라 두 팔로 목을 감습니다. 엄마의 카디건에서 비누 냄새가 납니다.

엄마가 고개를 뒤로 빼며 말합니다. “아휴, 답답해. 내려가.” 엄마의 두 손이 아이의 옆구리를 잡아 소파 위에 내려놓습니다. 엄마의 눈은 다시 텔레비전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는 소파 한쪽 끝으로 가서 앉습니다. 팔걸이에 등을 붙이고 무릎을 끌어안은 채 엄마를 봅니다. 엉덩이를 밀어 한 뼘쯤 다가갔다가, 엄마가 몸을 뒤척이자 더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목이 살짝 조여 와 침을 꿀꺽 삼킵니다.

엄마 무릎에 올라간 것은 그날만이 아니었습니다. 올라갈 때마다 비슷한 말이 돌아왔고, 아이는 점점 무릎 대신 소파 끝으로 먼저 가서 앉았습니다.

그분은 최면 속에서 소파 끝의 아이 곁으로 갔습니다. 한 뼘쯤 떨어져 앉아 둘 사이의 소파 위에 손바닥을 펼쳐 두고 기다렸습니다. 한참 뒤 아이가 새끼손가락 하나를 그 손바닥에 살짝 얹었다고 합니다.

“엄마한테 안기고 싶었구나. 엄마는 누가 몸에 꼭 붙어 있으면 답답해하는 사람이었어. 네가 뭘 잘못해서 내려놓은 게 아니야.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은 나쁜 게 아니야. 엄마가 불편해한다고 네 마음까지 숨기거나, 또 밀려날까 봐 먼저 멀리 앉을 필요는 없어.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말하고 곁에 있고 싶으면 다가가도 괜찮아.”

그다음에는 엄마 무릎에 기어오르던 순간부터 그 저녁을 다시 겪었습니다. 이번에도 엄마는 “답답해, 내려가” 하며 아이를 내려놓았고, 아이는 소파 끝으로 가서 앉았습니다. 서운함은 남아 있었지만, 엄마가 자신을 내려놓은 일이 자기 잘못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는 알았습니다. 목은 조여 오지 않았고, 엄마의 표정을 조마조마하게 살피는 대신 함께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그때 상담 의자 밑으로 바짝 당겨 두었던 그분의 두 발이 바닥을 스치며 천천히 앞으로 나왔습니다.

소파 끝으로 물러나 앉던 아이는 가까이 다가갔다가 밀려나는 일을 되풀이해 겪었습니다. 그때 익숙해진 것은 가까워지려는 순간 몸부터 긴장하고, 다시 밀려나기 전에 먼저 거리를 두는 반응이었습니다. 상담에서는 이 대표 장면에 이어, 마음을 내보였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봐 먼저 말을 줄이고 자리를 피했던 관련 경험들도 최면 중 함께 다뤘습니다. 가까움을 바라는 마음과 상대의 반응을 구분하면서, 불편함이 올라와도 바로 물러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 가는 반응을 살폈습니다. 남편의 다정한 물음 앞에서도 목이 조이고 발이 싱크대로 향했던 까닭을 이 장면에서 함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싱크대 대신 식탁 의자에 앉은 저녁


싱크대 대신 식탁 의자에 앉은 저녁

상담을 마친 뒤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식탁을 치우던 남편이 늘 하던 대로 “오늘 어땠어?” 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분은 수도꼭지로 가던 손을 거두고 식탁 의자에 앉았습니다. 거래처 계산서 숫자 하나가 틀려 오후 내내 전화를 붙들고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하는 동안 목은 조여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말을 마친 그분이 “당신은?” 하고 묻자, 남편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식탁에 엎어 놓고 회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날 밤 남편의 손이 어깨에 닿았을 때도 등은 굳지 않았고, 그분은 잠들 때까지 그 손을 그대로 두었다고 합니다.

휴대전화 대화창도 달라졌습니다. 학원 차 시간과 관리비 이야기 사이에 점심으로 먹은 김치찌개 사진이 끼어들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남편에게서 “오늘 산책할까?”라는 메시지가 오자, 그분은 야근 핑계를 찾는 대신 “일곱 시까지 들어갈게”라고 답했습니다.

그 금요일 밤, 두 사람은 아파트 산책로를 두 바퀴나 돌았습니다. 앞서 걷던 남편이 걸음을 늦추자, 그분이 먼저 다가가 나란히 섰다고 합니다.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서로의 하루를 모른 채 지내 오셨나요? 상대가 밉지 않은데도 가까이 오면 몸부터 굳고 자리를 피하게 된다면, 마음이 식었다는 뜻으로만 볼 일은 아닙니다. 대화 시간을 늘리려는 노력과 함께, 가까워지는 순간 먼저 물러서게 되는 반응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RESEARCH BASIS

이 글의 심리최면 기법과 연구 근거

이 글에서 다룬 최면상담 기법은 정서다리 최면 리그레션입니다. 깊은 최면 상태에서 지금 겪고 있는 증상에 얽혀 있는 감정을 따라가면, 그 감정이 처음 새겨진 무의식의 뿌리에 닿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하면 증상을 일으키던 무의식의 자동반응이 바뀝니다.

박준화(2018) 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에서 운동선수 25명에게 이 기법을 적용한 결과, 21명(84%)에게서 수행붕괴 증상의 개선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같은 해 한국스포츠학회지에도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기법의 임상 과정을 다중사례로 분석한 연구가 미국임상최면학회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Hypnosis에 게재되었습니다(Park, 2026, DOI: 10.1080/00029157.2026.2704104).

본 센터는 다양한 증상에 같은 원인치료 기법을 적용해 무의식 자동반응의 변화를 돕고 있습니다. 위 연구는 운동선수의 수행붕괴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그 밖의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가 논문으로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관련 보도에듀동아 「박준화 박사, 프로야구·프로바둑 선수 대상 심리최면 멘탈코칭」 (2026.07.23)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변화의 첫걸음을 떼신 겁니다.

자꾸 돌아오는 증상은, 미처 흘려보내지 못하고 체한 감정이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 감정에 가만히 귀 기울여 처음 생긴 자리를 풀어주고 나면, 증상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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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화 박사 프로필 사진

박준화 Park Junhwa, Ph.D.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소장 · 심리학 박사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 박사 (상담심리)
  • 연세대학교 심리학 석사 (임상심리)
  • 임상심리사 (국가공인 자격)
  • NGH 인증 최면 전문가 (Certified Hypnotist)
  • 한국심리최면협회(KPCHA) 협회장
  • 미국심리학회(APA) Division 30 정회원
  • 현역 프로야구 선수·프로바둑기사 전담 멘탈코치

ORCID 0009-0007-8803-0958 · Google Scholar ts5vjRAAAA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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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QUENTLY ASKED QUESTIONS

자주 묻는 질문

Q부부상담은 꼭 부부가 함께 받아야 하나요?

꼭 부부가 함께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함께 와서 하고 싶었던 말을 나누는 시간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한 사람이 먼저 상담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최면상담은 한 사람씩 따로 진행하며, 배우자가 다가올 때 몸이 굳거나 말이 막히는 자신의 반응을 살펴봅니다. 한 사람의 반응이 달라지면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Q부부 대화 단절이 길어졌을 때 대화 시간을 늘리면 나아질까요?

함께 걷거나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정해 두는 것은 부부 대화 단절을 푸는 데 보탬이 됩니다. 그런데 배우자가 말을 걸 때마다 목이 조이거나 방을 나가게 된다면, 대화 시간이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시간을 늘리기 전에, 가까워지는 순간 저절로 물러서는 반응이 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Q부부 사이가 멀어졌을 때 어린 시절 경험까지 살펴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부 사이가 멀어진 데에는 지금의 생활과 말투, 서로에게 쌓인 서운함이 함께 작용합니다. 어린 시절 경험을 살피는 것은 누구 탓인지 가리려는 일이 아닙니다. 가까이 다가갔다가 밀려난 경험이 있으면, 어른이 된 뒤에도 누군가 가까이 올 때 어깨가 움츠러들고 거리를 두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 반응과 연결된 경험과 감정을 함께 다루면, 배우자가 다가올 때 바로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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