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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슛은 들어가요. 수비가 손을 뻗어도 들어가요. 그런데 자유투 라인에서 심판한테 공을 받으면 팔 속이 텅 빈 것처럼 가벼워져요. 지난 경기에서도 두 개를 던졌는데 둘 다 림에 닿지도 않았어요. 공이 바닥에 떨어지고 관중석에서 ‘어어’ 하는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가 아직 귀에 남아 있어요.”
아무도 막지 않고 골대까지 거리도 같은 자유투인데, 왜 공이 림에 닿기 전에 떨어질까요? 이 말을 한 분은 대학 3학년 농구 선수입니다. 달리면서 던지는 슛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자유투 라인에만 서면 팔이 공을 끝까지 밀어 주지 못했습니다.
처음 그런 일을 겪은 곳은 실업팀과 프로 구단 관계자들이 관중석에 앉아 있던 대학리그 경기였습니다. 종료 30초 전, 한 점 뒤진 상황에서 자유투 두 개를 얻었습니다. 공을 몇 번 튀기는 사이 목 뒤가 뜨거워졌고, 손목부터 팔꿈치까지 힘이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첫 공은 림 앞에서 뚝 떨어졌습니다. 두 번째 공은 림을 스치지도 못하고 옆으로 날아갔습니다.
그 뒤로는 연습 경기에서 자유투를 얻어도 가슴이 쿵쿵 뛰었습니다. 새벽에 혼자 체육관으로 나와 공을 더 던졌고, 공을 튀기는 횟수와 숨 쉬는 순서도 바꿨습니다. 텅 빈 체육관에서는 잘 들어갔지만 경기에서는 다시 공이 짧아졌습니다. 이런 경우 연습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레이업과 점프슛은 괜찮은데 자유투만 짧거나 빗나간다면, 폼을 고치기 전에 던지기 직전 무엇을 의식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팔로 던져도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멈추면 눈길은 림에서 팔로 옮겨 간다
부담이 큰 순간, 목표보다 자기 동작에 주의가 쏠리는 일을 ‘자기초점화’라고 합니다. 자유투는 경기가 멈추고 모두가 한 선수를 기다릴 때 던집니다. 공을 받아 슛하기까지 ‘다들 보고 있다’, ‘팔꿈치가 벌어졌나’ 하는 생각이 끼어들기 쉽습니다.
회의 중 갑자기 앞으로 불려 나가 화이트보드에 글씨를 써 본 분이라면 비슷한 경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수첩에서는 반듯하던 글씨가 보드 위에서는 아래로 처지고 크기도 들쭉날쭉해집니다. 글씨보다 뒤에 선 사람들이 내 손을 어떻게 볼지가 신경 쓰이기 때문입니다.
자유투 라인에서도 눈은 림을 보지만 마음은 팔꿈치와 손목을 살피게 됩니다. 그러면 평소 몸에 익었던 힘과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수비를 피해 움직이면서 던질 때는 팔을 일일이 살필 틈이 없어 오히려 슛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새 루틴을 정해도 모두가 기다리는 몇 초는 그대로였습니다.
눈을 감고 다시 선 자유투 라인
‘시선을 신경 쓰지 말자’고 마음먹어도, 그 말을 되뇌는 동안 다시 시선을 의식하게 됩니다. 선수는 팔에 힘이 빠지는 것을 알아챘을 때 이미 공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상담에서는 자유투 라인에서 먼저 올라오는 몸의 느낌과 감정을 살피고, 그와 연결된 경험도 함께 다뤘습니다.
눈을 감고 깊은 최면에 들어간 선수는 목 뒤가 뜨겁다며 그곳에 손을 댔습니다. 팔에 힘이 빠지는 느낌을 말하던 중 목소리가 조금 흔들렸습니다.
“제 손에 농구공이 아니라 북채가 들려 있어요.”
아직 뒤뚱거리며 걷던 무렵, 엄마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 가던 문화센터 음악 수업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매트에 둘러앉아 있고 가운데에는 작은 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를 불러 북을 두드려 보라고 손짓하자 노래가 멈춥니다. 모두가 조용히 아이를 바라봅니다.
아이는 북채를 쥐고 엄마 품에서 내려와 가운데로 걸어갑니다. 북 앞에 서자 방 안이 너무 조용합니다. 모두 자신이 북을 치기만 기다리는 것 같아 가슴이 쿵쿵 뛰고 목 뒤가 달아오릅니다. 북채를 든 팔이 맥없이 내려갑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돌아가 가슴팍에 얼굴을 묻습니다.
선수가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습니다. “북 한 번 안 친 게 제 자유투랑 무슨 상관이에요?”
깊은 최면 속에서 어른이 된 선수는 북 앞에 선 어린 자신 옆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사람들이 조용히 바라본다고 해서 아이가 잘못한 것은 아니며, 서둘러 북을 칠 필요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북을 쳐도 좋고 엄마에게 돌아가도 괜찮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다들 조용한 건 네가 북 치는 걸 기다리면서 응원하고 있어서야. 빨리 하라고 재촉하는 게 아니야. 북을 쳐도 좋고, 그냥 엄마한테 돌아가도 좋아.”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사람들이 기다린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마음에 둔 채 음악 수업을 다시 겪어 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를 불렀고, 노래가 멈추자 모두가 바라봤습니다. 아이는 이번에도 북채를 내리고 엄마에게 돌아갔습니다. 다만 서둘러 북을 쳐야 한다는 마음은 덜했습니다. 엄마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목 뒤가 식었고, 얼굴을 묻은 뒤에는 쿵쿵 뛰던 가슴도 가라앉았다고 합니다.
모두가 숨죽여 기다리던 몇 초
북 앞에서 아이를 어렵게 한 것은 동작 자체보다 모두가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조용한 순간이었습니다. 관계자들이 지켜보던 경기 막판에도 선수는 비슷한 몇 초를 맞았습니다. 목 뒤가 뜨거워지고 팔에 힘이 빠지는 반응도 닮아 있었습니다. 상담에서는 누군가 기다린다고 해서 반드시 서둘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뤘습니다.
최면 중에는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인 순간 서둘러야 한다고 느끼며 몸이 굳었던 다른 관련 경험들도 이어서 다루고, 기다림을 재촉으로 받아들이던 반응을 풀어 갔습니다.
코치에게 먼저 던지겠다고 말한 날
상담 뒤 첫 팀 훈련은 자유투 내기로 끝났습니다. 동료들이 차례로 던지고 못 넣은 사람부터 물러나는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발목 테이프를 다시 감는다며 벤치로 빠지곤 했지만, 그날은 코치에게 먼저 던지겠다고 말했습니다. 동료들이 벽에 기대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두 사람이 남을 때까지 한 번도 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음 리그 경기 4쿼터에 다시 파울을 얻었습니다. 관중석의 웅성거림은 들렸지만 목 뒤가 달아오르지는 않았습니다. 림 앞쪽 테두리를 보고 던진 첫 공이 림에 한 번 맞고 그물 안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연습 때는 림까지 가던 공이 경기에서만 짧아진다면, 팔 힘이나 폼뿐 아니라 멈춰 서서 기다리는 동안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선수에게는 주의가 림에서 자기 팔로 옮겨 가는 순간이 단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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