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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조절장애, 후회할 걸 알면서 멈추지 못한다면

Published: 2026. 08. 29.
핵심 요약 / ABSTRACT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결제 버튼을 누르거나, 회의에서 하지 않는 편이 나은 말을 이미 내뱉고 있다면 의지 부족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행동하기 직전에 차오르는 답답함이 그 행동을 하고 나서 빠르게 가라앉는 경험이 반복되면, 비슷한 감정이 올라올 때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기 쉬워집니다. 이 글은 충동을 억누르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와, 행동을 밀어붙이는 감정과 경험을 어떻게 살펴보는지 보여 줍니다.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에서는 불편함을 곧바로 행동으로 없애게 만드는 무의식 자동반응과 그 반응이 익숙해진 경험을 다루어, 충동에 곧장 따라가지 않고 불편함이 지나가는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본문

 "누르면 안 되는 줄 알아요. 아는데 손이 먼저 눌러요. 

그 직전에는 가슴이 조여들고 손끝이 저릿저릿하면서 가만히 있질 못하겠어요. 

그러다 결제가 끝나면 그게 확 꺼집니다. 

그리고 삼 초쯤 뒤에 아, 또 했구나 싶어요."

서른을 갓 넘긴 직장인 남성의 이야기입니다. 그날도 자정이 넘은 시간, 침대에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내역을 확인하고 나면 하루가 무겁게 시작됐습니다. 필요해서 산 것도, 사고 싶어서 산 것도 아니라는 말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물건을 살 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의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 않는 편이 나은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느새 이미 입 밖으로 나가 있었습니다.

말을 뱉는 순간에는 속이 시원했습니다. 하지만 회의실을 나오면서 후회가 시작됐습니다. 물건을 살 때와 똑같은 순서였습니다.

충동조절장애를 찾아보는 분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몰라서 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았고, 심지어 하는 도중에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을 자제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한 번도 마감을 어긴 적이 없었고, 새벽 운동도 몇 년째 거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그 순간에만 멈추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생각보다 먼저 나오는 충동 행동

 

생각보다 먼저 나오는 행동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판단보다 행동이 먼저 나오는 것을 조건화라고 부릅니다. 어떤 행동이 특정한 결과와 반복해서 짝지어지면, 다음부터는 따져 보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그 행동이 곧바로 나온다는 뜻입니다.

잔디밭 한가운데 흙길이 생긴 모습을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모두 포장된 길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누군가 잔디를 가로질러 더 빨리 목적지에 닿기 시작하면 다음 사람도 같은 길을 택합니다. 계속 밟힐수록 풀은 눕고 흙이 드러납니다.

길이 뚜렷해지면 더는 어느 쪽으로 갈지 고민하지 않습니다. 생각하기도 전에 발이 그 길로 향합니다. 충동도 이런 식으로 굳어집니다. 답답함이 올라올 때 무언가를 확 해 버리고 그 순간 답답함이 사라지는 경험이 반복되면, 그 시원함 때문에 같은 행동이 더 빨리 나오게 됩니다.

그분도 그제야 짐작이 갔다고 하셨습니다. 물건이 정말 사고 싶어서가 아니라, 결제 직전의 저릿한 느낌을 빨리 끄고 싶어서 버튼을 눌렀던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무엇을 샀는지는 며칠만 지나면 기억도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나를 막자 다른 행동이 늘어난 이유
 

하나를 막자 다른 행동이 늘어났다

그분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결제 앱을 지우고, 카드는 서랍 안쪽에 넣어 두고, 밤에는 휴대폰을 거실에 두고 잤습니다.

이런 방법은 분명 도움이 됐습니다. 손이 닿기까지 시간을 벌어 주었고, 실제로 결제 횟수도 줄었습니다. 그런데 줄어든 만큼 다른 쪽이 늘었습니다. 그 무렵부터 회의에서 하지 않는 편이 나은 말을 더 자주 내뱉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단서를 짚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를 막았더니 다른 행동이 늘어났다면, 문제는 막은 행동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행동은 바뀌었는데 그 전에 올라오던 느낌이 같다면, 살펴봐야 할 것은 그 느낌입니다.

그분도 결제가 줄어든 대신 다른 행동이 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두 가지가 같은 문제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충동조절장애를 두고 흔히 생기는 오해가 하나 더 있습니다. 크게 후회하면 다음에는 덜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후회 역시 답답한 감정이라, 그 답답함도 빨리 없애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후회가 클수록 그날 밤 다시 결제 버튼을 누르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 느낌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문제는 답답함이 올라올 때 왜 하필 그 행동만 떠오르는지 본인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는 다른 방법을 떠올릴 여지조차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안방 문 앞에서 큰 소리를 듣던 아이

 

안방 문 앞에 서 있던 아이

이런 반응은 대개 의식이 기억을 남기기 전에 몸에 익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따져 봐도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최면상담에서는 이유를 계속 캐묻기보다, 지금 올라오는 감각을 붙들고 같은 감각이 처음 생겼던 무렵으로 찾아갑니다.

최면 상태가 깊어졌을 때 그분이 붙든 것은 결제 직전 가슴이 조여 오던 느낌이었습니다. 그 감각을 따라가자, 전에는 한 번도 떠오른 적 없던 장면이 나타났습니다.

말을 배우기도 전쯤으로 보이는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집 안에서 아이는 안방 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문 안에서는 어른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고, 곧 무언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어 문이 쾅 닫혔습니다.

갑자기 집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아이는 그 조용함 속에서 숨을 죽인 채 서 있었습니다. 잠시 뒤 문이 열리고 어른이 나왔지만, 표정은 이미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 어른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반복해서 본 것은 이유가 아니라 방식이었습니다. 안에서 무언가 차오르면 한 번에 크게 터뜨리고, 그러면 곧 조용해지는 순서였습니다. 아이는 그 모습을 여러 해에 걸쳐 되풀이해서 봤습니다.

그러니 어른이 되어 가슴이 조여들 때 떠오르는 방법이 하나뿐인 것은 당연했습니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행동이든,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뱉는 행동이든, 그 순간 안에 차오른 것을 즉시 없앤다는 점에서는 같은 일이었습니다.

최면 안에서 어른이 된 그분은 문 앞의 아이 옆에 앉았습니다. 큰 소리가 난 뒤 갑자기 조용해져 무서웠겠지만, 가슴이 조인다고 곧바로 무언가를 터뜨려야만 그 느낌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대로 함께 기다리자 두근거림은 조금씩 가라앉았고, 아이는 즉시 행동하는 것만이 답답함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답답함을 빨리 없애려고 결제하거나 말을 내뱉었던 다른 관련 경험들도 최면 중 함께 다뤘습니다. 그때마다 곧장 행동하지 않고 몸의 반응이 낮아지는 시간을 견디는 쪽으로 새로운 이해를 이어 갔습니다.

 

장바구니를 그대로 두고 화면을 끈 밤
 
 

장바구니를 그대로 둔 밤

밤늦게 다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장바구니에 담아 둔 채 화면을 껐습니다. 아침에 다시 열어 보니 왜 그 물건을 담았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지웠다고 합니다.

회의에서도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다. 하려던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그대로 지나갔습니다. 이를 악물고 참은 것이 아니라, 굳이 그 말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하셨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옆에 앉은 동료가 요즘 무슨 좋은 일 있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후회하면서도 멈추지 못했다는 것은 의지가 모자란 증거가 아닙니다. 안에서 차오르는 것을 처리하는 방법을 하나밖에 배우지 못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 한 가지 행동만 막는 것으로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막아 놓은 길 옆으로 다른 길이 나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은 더 단단한 차단이 아니라, 차오른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내려가는 경험을 몸이 새로 익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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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BASIS

이 글의 심리최면 기법과 연구 근거

이 글에서 다룬 최면상담 기법은 정서다리 최면 리그레션입니다. 깊은 최면 상태에서 지금 겪고 있는 증상에 얽혀 있는 감정을 따라가면, 그 감정이 처음 새겨진 무의식의 뿌리에 닿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하면 증상을 일으키던 무의식의 자동반응이 바뀝니다.

박준화(2018) 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에서 운동선수 25명에게 이 기법을 적용한 결과, 21명(84%)에게서 수행붕괴 증상의 개선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같은 해 한국스포츠학회지에도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기법의 임상 과정을 다중사례로 분석한 연구가 미국임상최면학회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Hypnosis에 게재되었습니다(Park, 2026, DOI: 10.1080/00029157.2026.2704104).

본 센터는 다양한 증상에 같은 원인치료 기법을 적용해 무의식 자동반응의 변화를 돕고 있습니다. 위 연구는 운동선수의 수행붕괴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그 밖의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가 논문으로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관련 보도에듀동아 「박준화 박사, 프로야구·프로바둑 선수 대상 심리최면 멘탈코칭」 (2026.07.23)

“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변화의 첫걸음을 떼신 겁니다.

자꾸 돌아오는 증상은, 미처 흘려보내지 못하고 체한 감정이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 감정에 가만히 귀 기울여 처음 생긴 자리를 풀어주고 나면, 증상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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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화 박사 프로필 사진

박준화 Park Junhwa, Ph.D.

체인지 심리최면상담센터 소장 · 심리학 박사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 박사 (상담심리)
  • 연세대학교 심리학 석사 (임상심리)
  • 임상심리사 (국가공인 자격)
  • NGH 인증 최면 전문가 (Certified Hypnotist)
  • 한국심리최면협회(KPCHA) 협회장
  • 미국심리학회(APA) Division 30 정회원
  • 최면유도 기술 특허 보유
  • 『어처구니 있는 멘탈관리』 저자
  • 현역 프로야구 선수·프로바둑기사 전담 멘탈코치

ORCID 0009-0007-8803-0958 · Google Scholar ts5vjRAAAA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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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QUENTLY ASKED QUESTIONS

자주 묻는 질문

Q충동조절장애는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건가요?

충동조절장애를 겪는 분들은 대개 의지로 참아 보려는 시도를 이미 여러 번 해 본 상태입니다. 문제는 그 반응이 판단이 개입하기 전에 일어난다는 데 있습니다. 마음먹고 통제하려는 힘이 닿기 전에 반응이 먼저 나오기 때문에, 단순히 의지의 크기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Q카드를 자르거나 앱을 지우는 방법은 충동조절에 도움이 되나요?

카드를 자르거나 앱을 지우는 방법은 행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벌어 주기 때문에 충동조절에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런 방법은 행동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막는 것이지, 안에서 올라오던 답답함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쪽을 막고 나면 다른 행동이 늘어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Q화가 아니라 쇼핑이나 말에서 나타나도 충동조절장애로 보나요?

충동조절장애는 분노 폭발만이 아니라 충동구매, 하지 않았어야 할 말, 멈추기 어려운 행동처럼 여러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은 달라도, 그 앞에 올라오는 조바심과 그것을 즉시 없애려는 반응은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병원에서 받아 보시는 편이 좋고, 그 반응이 언제부터 몸에 익었는지는 최면상담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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